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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동급생 - 프레드울만

* 스포있음 짧지만 강하다. 그리고 그 여운은 계속된다. 거의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 가히 충격적이고 강렬하다고 할 것이다. 이 책의 평가를 접할 때마다 ‘마지막 문장’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도대체 그 ‘마지막 문장’이 뭘까 궁금해서 읽은 책이다. 확실히 그 ‘마지막 문장’에는 어떤 강렬한 울림이 있다. 원래 책들의 좋은 구절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인데 (그래서 메모해둔다) 누군가가 기억에 남는 문장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단연 이 책의 그 ‘마지막 문장’을 말할것 같다. 물론 그 ‘마지막 문장’은 이 책을 완전히 다 읽어야만 그 뜨거움을 느낄 수 있다. 유대인 한스 슈바르츠와 독일 귀족 가문의 콘라딘의 우정을 그린 소설로 1930년대 나치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나..

2021.09.05

[도서리뷰/김영하 북클럽 8월] 영혼의 집 - 이사벨 아옌데

약 700페이지 분량의 니베아 - 클라라 - 블랑카 - 알바로 이어지는 4대에 걸친 여성들의 이야기다. 이 여성들이 이끌어가는 이야기 중심에는 클라라의 남편인 에스테반 트루에바가 있다. 흔히들 이 소설을 마술적 소설이라고 하는데..음.. 그런 마술적이고 비현실적인 부분은 이야기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칠레의 역동적인 역사를 배경으로 한 한 집안의 이야기로 사회 고발적 소설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무튼 이 책을 추천한 김영하 작가는 이러 저러한 경향으로 분류하면 오히려 소설의 매력이 잘 포착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말엔 동감하는 바이다! 소설의 후반부에서 사회주의가 정권을 잡고 몇 년 되지 않아 군부 쿠데타로 정권이 바뀌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70~80년대가 떠올랐다. 이념과 사..

2021.08.22

[도서리뷰]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박완서

중학생 때 였던 것 같다. 책을 읽자던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싱아를 읽긴 읽은것 같은 흐릿한 기억이 있다. 십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으면서 든 생각은 어릴 때의 나는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나? 뭘 알고는 읽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완서 선생님의 어린 시절부터 1.4후퇴까지의 이야기는 싱아에 담겨 있고 1.4후퇴 이후 결혼까지의 이야기가 그 산에 있다. 그리고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결혼 이후부터 작가가 되기 까지의 삶은 마지막 3부작인 그 남자네 집에 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의 박완서를 담은 싱아에서 ‘나’는 엄마나 오빠, 친척들의 울타리 속에서 보호자가 있는 보호받는 사람이었지만 성년이 된 그산에서의 ‘나’는 이제 ‘나’가 올케와 함께 가장이 되어 보호해야 할 ..

2021.08.16

[도서리뷰]이슬아 생활집_영월편 - 이슬아

이슬아 작가 인스타에서 영월군 지원으로 무료로 3000부를 배포한다는 피드를 접하고 바로 신청했다. 그리고 신청했다는 사실을 까먹을때쯤 우편으로 도착했다. 생각보다 고퀄리티bbb 약 110페이지 분량의 얇은 소책자이고 내용의 대부분은 영월의 모습, 영월에서 찍은 이슬아 작가의 사진, 요리 레시피이고 마지막에 수필 한편이 실려있다. 편안할 영, 넘을 월, - 안녕히 넘어가시길 이라는 수필. 어릴 적 영월에서 있었던 가족들과의 에피소드, 이번에 약 한달간 영월에서 지내면서 겪은 소소한 일상들이 담겨져 있다.

2021.08.08

[도서리뷰/김영하 북클럽 6월]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 에릭와이너

김영하북클럽 6월 선정도서를 이제야 완독했다. 약 500페이지의 꽤 두꺼운 분량이어서 주말에 주로 읽고 평일에는 자기전에 10분-20분씩 할애해서 다 읽었다. ‘철학’하면 고지식하고 따분한 교양의 하나라고 생각었다. 그러다가 20대가 지나고 30대가 되고, 사회생활의 짬도 생기고 인간관계와 주변환경에도 변화가 생기며 마음가짐에 대한 좋은 말들을 마음속에 새기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일명 마인드 컨트롤... 그러다가 자연스레 철학에 관심도 생기고 관련된 책을 읽어보고 싶던 차에 좋은 기회가 되었다. 제목의 익스프레스처럼 기차를 타고 과거 철학자들이 살았던 곳, 즐겨 찾았던 장소를 작가가 직접 찾아가고, 그들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철학 에세이다. 그리고 철학자들과의 만남과 우리에게 들려주고픈 작가의 메시지는 우..

2021.08.07

[도서리뷰]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 이슬아, 남궁인

이슬아 작가와 남궁인 의사의 서간문 작가도 좋아하는 작가이고, 제목도 마음에 들어서 다른책들과 함께 오랜만에 종이책을 구매했다. 작년부터 서간문이 연재되는 동안 이슬아 작가의 sns에 관련 피드가 올라오는 것을 보긴했는데 사실 유의깊게 보진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동네에서 열린 이슬아 작가의 특강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그녀가 말하길, “남궁인 선생님과의 서간문으로 저를 처음 알게 되는 분들은 저를 ‘사이다’라고 생각하시더라구요. 그럴때마다 저는 초조합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빨리 저의 허술함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당시에 이 서간문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무슨 말인가 했는데 읽으면서 무슨 말인지 충분히 이해가 됐다. 하지만 ‘사이다’ 같은, 남궁인 선생님을 향한 이슬아 작가의 꾸짖음도 상대가..

2021.07.24

[도서리뷰] 청소년을 위한 사회학 에세이 - 구정화

최근 읽은 책들이 사회학과 관련된 내용들인 것 같아 ‘사회학’을 더 알고 싶어졌다. 전문적인 책들로 시작하면 어려운 용어들로 제 풀에 지쳐 포기하게 될까봐 청소년 대상으로 하는 책들 중 골랐다. 학창시절 사회문화에서 배운 익숙한 용어들과 개념설명부터 시작해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심지어 2011년에 발행된 책임에도 현재까지 이슈화 되고 있는 사회 문제들에 대해 다뤄지는 것을 보면서 사회문제는 단기간에 잠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서 계속 진행되고 있는 장기적인 것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며 다시한번 사회적 이슈가 된 무상급식 논란에 대해 당시 상황을 저자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복지 제도가 너무나 미흡해서 복지병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우리나라에서 복지병을 걱..

2021.07.18

[도서리뷰]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재미있는데 너무 혼란스럽다. 그리고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은 없고 찝찝하긴 한데 여운도 남는 이상한 감정만 남았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마지막에 내가 읽은 것들이 점점 뒤집어 진다. 읽기 전에 검색으로 어떤 내용의 책인지만 알아보려고 했을 때 다들 하나 같이 ‘반전’, ‘앞의 내용이 다 뒤집어짐’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을 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다 읽은 지금 그 말에 매우 공감한다. 책 자체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담백하기도 하지만 접속사나 형용사, 부사가 거의 없는 사실적인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의 흡입려도 있지만 이 덕분에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다. 첫번째 - 는 쌍둥이 형제의 시각에서 일어난 일들을 일기형식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그 내용들이 잔혹하다. 형제의 행동에는 도덕성이..

2021.07.10

[도서리뷰] 이상한 정상 가족 (자율적 개인과 열린공동체를 그리며) - 김희경

, , 라는 책들과 시작점은 다르지만 맥을 함께하는 책이다. 우리나라 특유의 폐쇄적 가족주의, 집단주의를 비판하고 차별과 혐오가 없는 열린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의 개인이 존중되어야 하고, 개인화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는 다르다) 우리가 겪는 대다수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부분을 먼저 바꿔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하면 이 부분이 바뀌면 골머리를 앓는 굵직한 사회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나도 한때 최소의 체벌은 그래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작가의 말대로 가랑비에 옷 젖는줄 모르듯이 체벌은 학대로 커질 가능성이 크다. 아동학대를 포함한 가정폭력은 가정 내 일이라는 이유로 국가의 개입이 어려웠다. 슬프지만 많은 아이들의 희생을 토..

2021.07.04

[도서리뷰]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

나는 마술사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마술을 할 때 긴장하는 바람에 문학의 고독 속으로 숨을 수 밖에 없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소설 도입부 문장이다. 다 읽은 후에야 소설과 이 문장간의 상관관계와 그 의미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소설 표지의 이미지와 ‘햇빛이 어른거리는’이라는 표현이 담긴 제목은 늦여름 주말 오후처럼 나른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보여주지만 정작 소설은 죽음과 상실로 연결되는 단편 이야기들이 대다수다. 그러나 작가가 만들어내는 문체와 신비롭게 펼쳐지는 분위기로 인해 부정적이거나 우울한 느낌을 주진 않는다. 오히려 아련하고, 먹먹하고, 어린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지금은 없어졌다는 대만 타이베이의 ‘중화상창’이라는 큰 상가를 배경으로, 그리고 육교 위 마술사가 중심이 되어 ..

202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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