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도서리뷰]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밀러

핫한 책이길래 살까말까 고민하던 중에 예스 북클럽에 올라와서 읽게되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읽어야 한다길래 작가 이름도 제대로 외우지 않고 읽어서 룰루밀러인지 룰루레몬인지 혼자 헷갈려하고 ^^. 이렇게 아무런 정보 없이 읽은 책은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아무런 정보 없이 읽어야 한다’는 각종 추천사들의 말 조차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이게 소설인지, 실화를 기반으로한 내용인지, 아무것도 몰라서 안개속을 걷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눈앞에 커튼을 걷듯 마지막장으로 갈 수록 그 안개는 걷혀졌다. 원래 책 읽기 전에 대략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 정도는 알고 보는데, 혹여 그렇지 못하더라도 지금 읽고 있는게 소설인지, 수필인지정도는 인지하는데 이 책은 정말, 정말로 아무것도 모른 ..

2022.05.22

[도서리뷰] 서 있는 여자 - 박완서

‘서 있는 여자’에서의 연지는 그 시대에서도 부부사이의 평등함, 일하는 여성, 주체적인 여성의 삶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신여성적인 인물이고 반면 연지의 어머니는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가정을 우선시하는, 본인 석자의 이름으로 사는게 아니라 ‘하석태교수(남편)의 아내로 사는 것에 자부심과 우월함을 느끼는 전형적인 과거 여성의 모습으로 대비된다. 그리고 소설은 두 여성의 상황을 대조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는데 남성, 여성의 평등함을 외쳤던 연지는 결혼과 동시에 ‘여자는 자고로 ~해야해’ 라는 미풍양속에 부딪히며 가부장 사회속의 여성의 역할을 원하는 이들과의 갈등을 빚고, 본인 역시 내적갈등을 겪는다. 반대로 어머니는 남편과의 이혼을 앞두고 이혼하고 남들 못지 않게 사는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이혼한 여성의 삶을 ..

2022.04.17

[도서리뷰] 자기만의 방 - 버지니아 울프

과거에 언젠가, 과학자나 소설가 등 유명한 위인들은 대부분이 남자일까, 여자는 왜 이렇게 적을까라고 막연히 생각해본적이 있다. 최근 톨스토이 책을 읽으면서 톨스토이 외 고전 소설의 작가들을 살펴볼 때에도 거의 대부분이 남자네 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던 적이 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준다. 당대의 환경과, 사회와, 사람들의 인식이 여성들이 글을 쓸 수 없게 만들었다. 글을 쓸 수 없는 환경이었고, 사회였고, 사람들 역시 ‘여자가 글을?’ 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때. 설혜심 교수가 쓴 ‘소비의 역사’에서도 한번 느꼈지만, 가부장제 사회는 과거 서구에서도 어마어마했던 것 같다. 울프는 트리벨리언의 ‘영국사’에서도 여성비하적인 표현을 언급하며 여성의 지위에 대해 이야기 한다..

2022.01.31

[도서리뷰] 모두를 위한 성평등 교육 - 이나영·최윤정·안재희·한채윤·김소라·김수아

서울시가 기획하고 사회학자, 연구자, 교육자, 활동가 등 관련 전문가들이 집필한 성평등에 관한 책이다. 각 저자가 성평등 주제를 하나씩 집필하여 독립적이기도 하지만 결국 성평등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페미니즘, 성평등을 위한 과거 여성들의 연대 서구에서 있었던 여성 운동 미투운동, 여성운동사의 관점에서 본 위안부 우리나라의 성평등 교육 아름다움의 신화와 미디어의 재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성적 자기결정권의 의미 엔번방 사건으로 본 디지털 성폭력 등 다양한 주제로 엮어져 있기 때문에 평등, 페미니즘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가부장적 사회에서는 피해자를 위한 법도 남성편이었다. ‘부녀’라는 말이 갖는 한계, 피해자는 ‘부녀..

2021.09.22

[도서리뷰] 밝은 밤 - 최은영

김영하 북클럽 8월 책인 ‘영혼의 집’ 라이브 방송에서 김영하 작가가 독자들에게 묻는다. 여러분은 여러분들의 가족사를 의식적으로 파고 들어가본 적이 있느냐고, 할머니는 어떤 분이셨는지, 할머니의 할머니는 어땠는지 작심하고 파 본적이 있느냐고. ‘밝은 밤’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영혼의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와 ‘나’가 약 이십여년만에 희령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우연히 만나고 증조할머니부터, 할머니, 엄마, 그리고 독자에게는 ‘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밝은 밤’은 여성을 주축으로 하여 등장인물들은 각자 살아온 시대의 여성들을 상징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은 여성을 상징하는 증조할머니 삼천이와 새비 한국전쟁 이후 교육보다는 돈을 벌고 가정을 꾸렸던 대부분의 여성을 상징하는 할머니 영옥과..

2021.09.21

[도서리뷰] 가재가 노래하는 곳 - 델리아 오언스

* 스포 있음 1950~70년대 미국 남부 해안가를 배경으로 한 소설로, 카야라는 여자주인공의 인생을 담은 성장소설이다. 1950년대 카야의 어린시절과 1969~70년대 현재(체이스의 죽음을 수사하는 보안관의 시점)가 교차로 전개되다가 한 시점에서 만나게 되고 그 때부터는 쭉 현재의 시점으로 서술되는 방식이다. 카야네 가족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과 떨어진 습지에서 살고 있는데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어머니와 형제들이 다 떠나버린다. 그리고 카야는 4~5살부터 홀로 사는 법을 배우게 된다. 가족들이 다 떠나고 카야의 노력으로 아버지와 잠시나마 친밀해지지만, 그 역시 오래가지 못하고 아버지도 카야를 떠난다. 카야는 습지에서 홍합을 캐고, 고기를 잡아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소통하는 점핑씨네 가게에 팔면..

2021.09.19

[도서리뷰] 고양이에 대하여 - 도리스 레싱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어보고 싶었다. 표지의 삽화는 도리스 레싱과 그의 고양이 루퍼스같다. 루퍼스 턱에 살포시 손을 올려둔 것 같지만 집사인 내가 보기엔 살짝 앙 - 하고 물고 있는 것 같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집사라면 이 책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고양이에 대해 하고싶은 말들이 많으므로. 내 옆에 있는 우리 고양이뿐만 아니라 내 인생을 스쳐 지나간 길고양이들을 곱씹어 보기도 했다. 도리스레싱의 고양이에 대하여는 1967년 출간한 특히 고양이는 과 1989년 출간한 특히 고양이는, 살아남은 자 루퍼스 그리고 2000년 출간한 엘 마니피코의 노년을 합친 합본이다. 그녀의 인생에 걸친 고양이들에 대한 에피소드를 묶어놓음으로써 다양한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중에는 고양이..

2021.09.12

[도서리뷰] 동급생 - 프레드울만

* 스포있음 짧지만 강하다. 그리고 그 여운은 계속된다. 거의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 가히 충격적이고 강렬하다고 할 것이다. 이 책의 평가를 접할 때마다 ‘마지막 문장’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도대체 그 ‘마지막 문장’이 뭘까 궁금해서 읽은 책이다. 확실히 그 ‘마지막 문장’에는 어떤 강렬한 울림이 있다. 원래 책들의 좋은 구절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인데 (그래서 메모해둔다) 누군가가 기억에 남는 문장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단연 이 책의 그 ‘마지막 문장’을 말할것 같다. 물론 그 ‘마지막 문장’은 이 책을 완전히 다 읽어야만 그 뜨거움을 느낄 수 있다. 유대인 한스 슈바르츠와 독일 귀족 가문의 콘라딘의 우정을 그린 소설로 1930년대 나치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나..

2021.09.05

[도서리뷰]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박완서

중학생 때 였던 것 같다. 책을 읽자던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싱아를 읽긴 읽은것 같은 흐릿한 기억이 있다. 십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으면서 든 생각은 어릴 때의 나는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나? 뭘 알고는 읽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완서 선생님의 어린 시절부터 1.4후퇴까지의 이야기는 싱아에 담겨 있고 1.4후퇴 이후 결혼까지의 이야기가 그 산에 있다. 그리고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결혼 이후부터 작가가 되기 까지의 삶은 마지막 3부작인 그 남자네 집에 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의 박완서를 담은 싱아에서 ‘나’는 엄마나 오빠, 친척들의 울타리 속에서 보호자가 있는 보호받는 사람이었지만 성년이 된 그산에서의 ‘나’는 이제 ‘나’가 올케와 함께 가장이 되어 보호해야 할 ..

2021.08.16

[도서리뷰]이슬아 생활집_영월편 - 이슬아

이슬아 작가 인스타에서 영월군 지원으로 무료로 3000부를 배포한다는 피드를 접하고 바로 신청했다. 그리고 신청했다는 사실을 까먹을때쯤 우편으로 도착했다. 생각보다 고퀄리티bbb 약 110페이지 분량의 얇은 소책자이고 내용의 대부분은 영월의 모습, 영월에서 찍은 이슬아 작가의 사진, 요리 레시피이고 마지막에 수필 한편이 실려있다. 편안할 영, 넘을 월, - 안녕히 넘어가시길 이라는 수필. 어릴 적 영월에서 있었던 가족들과의 에피소드, 이번에 약 한달간 영월에서 지내면서 겪은 소소한 일상들이 담겨져 있다.

2021.08.08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