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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밀러

핫한 책이길래 살까말까 고민하던 중에 예스 북클럽에 올라와서 읽게되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읽어야 한다길래 작가 이름도 제대로 외우지 않고 읽어서 룰루밀러인지 룰루레몬인지 혼자 헷갈려하고 ^^. 이렇게 아무런 정보 없이 읽은 책은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아무런 정보 없이 읽어야 한다’는 각종 추천사들의 말 조차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이게 소설인지, 실화를 기반으로한 내용인지, 아무것도 몰라서 안개속을 걷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눈앞에 커튼을 걷듯 마지막장으로 갈 수록 그 안개는 걷혀졌다. 원래 책 읽기 전에 대략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 정도는 알고 보는데, 혹여 그렇지 못하더라도 지금 읽고 있는게 소설인지, 수필인지정도는 인지하는데 이 책은 정말, 정말로 아무것도 모른 ..

2022.05.22

[도서리뷰] 서 있는 여자 - 박완서

‘서 있는 여자’에서의 연지는 그 시대에서도 부부사이의 평등함, 일하는 여성, 주체적인 여성의 삶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신여성적인 인물이고 반면 연지의 어머니는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가정을 우선시하는, 본인 석자의 이름으로 사는게 아니라 ‘하석태교수(남편)의 아내로 사는 것에 자부심과 우월함을 느끼는 전형적인 과거 여성의 모습으로 대비된다. 그리고 소설은 두 여성의 상황을 대조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는데 남성, 여성의 평등함을 외쳤던 연지는 결혼과 동시에 ‘여자는 자고로 ~해야해’ 라는 미풍양속에 부딪히며 가부장 사회속의 여성의 역할을 원하는 이들과의 갈등을 빚고, 본인 역시 내적갈등을 겪는다. 반대로 어머니는 남편과의 이혼을 앞두고 이혼하고 남들 못지 않게 사는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이혼한 여성의 삶을 ..

2022.04.17

[도서리뷰]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권일용, 고나무

SBS에서 방영중인 김남길 주연의 의 동명의 원작이다. 살까말까 고만히던 차에 예스24 북클럽에 올라와서 홀라당 읽었다. 말 그대로 우리나라 최초 프로파일러에 대한 내용이다. 드라마에서는 범죄자들과 대화하는 장면도 많이 나왔는데, 책에서는 이런 내용보다는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의 프로파일러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감식관이 발자국을 찾는 것이라면 프로파일러는 발자국이 난 방향을 본다’는 말. 말 그대로 발자국 방향을 하나로 범죄자의 심리를 간파한다. 처음 권일용 교수는 심리학전공자로 경채로 입직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순경공채 출신의 강력반 실무 경험이 탄탄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낸 사람. 이런 사람은 존재 자체도 대단하지만, 이런 사람을 발굴하고 키워낸 윤외출의..

2022.03.09

[도서리뷰] 녹즙 배달원 강정민 - 김현진

한국에서 살아가는 20대 여성인 강정민을 중심으로 우리사회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다 엮여 있다. 1. 법의 보호막에서 벗어난 비정규직 근로자 그 중 여성들이 많이 일하는 분야는 그 열악함은 배가 된다. - 즉 ‘물 만지는 일’이란 사소하게 일일이 고생스럽고 낯은 나지 않는데 품은 들면서도 시시포스의 노동처럼 지겹게 계속되면서도 걸핏하면 하찮게 취급되는, 그런 여성들의 노동을 의미했다. 2. 가부장제 속 남아 선호사상에서 뻗어나간 가정과 사회에서의 남녀차별 - 어엿한 중산층이었던 부모님의 지갑은 유독 민주 앞에서만 입을 꽉 다물었다. 딸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민주의 남동생 민중의 필요를 채워주고 나면 남는 것이 없었다. - 젊은 나이에 가장이 된 그를 면접관들이 남자의 책임감 운운하며 높이 평가해준..

2022.02.27

[도서리뷰]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전 세계 로맨스물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역자가 밝혔듯, 독자의 입맛에 따라 여러가지 시각으로 읽을 수 있다. 1. 로맨스 물의 시초 발랄하고 당당한 미모의 여주를 향한,외모 재력 인성 모든 것을 갖춘 직진남 남주의 달달한 로맨스로 즐겁게 읽을 수 있다. 그들이 이끌어가는 달달한 밀땅(?)씬을 중심으로 남주 여주 간의 좋지 않은 첫만남, 나를 이렇게 대하는 당신 같은 여자는 처음이야, 여자들은 좋으면서도 거절을 한다 등, 너무나 진부하고 유치하지만 여전히 오늘날에도 통하는 신데렐라 클리셰의 원조급 장면들을 마주할 수 있다. 2. 영국 사회의 가부장적 사회에 대한 비판 당시 영국의 가부장적인 계급사회와 남녀 성차별적인 요소, 남자는 재산 여자는 미모로 나뉘어지는 성..

2022.02.01

[도서리뷰] 자기만의 방 - 버지니아 울프

과거에 언젠가, 과학자나 소설가 등 유명한 위인들은 대부분이 남자일까, 여자는 왜 이렇게 적을까라고 막연히 생각해본적이 있다. 최근 톨스토이 책을 읽으면서 톨스토이 외 고전 소설의 작가들을 살펴볼 때에도 거의 대부분이 남자네 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던 적이 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준다. 당대의 환경과, 사회와, 사람들의 인식이 여성들이 글을 쓸 수 없게 만들었다. 글을 쓸 수 없는 환경이었고, 사회였고, 사람들 역시 ‘여자가 글을?’ 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때. 설혜심 교수가 쓴 ‘소비의 역사’에서도 한번 느꼈지만, 가부장제 사회는 과거 서구에서도 어마어마했던 것 같다. 울프는 트리벨리언의 ‘영국사’에서도 여성비하적인 표현을 언급하며 여성의 지위에 대해 이야기 한다..

2022.01.31

[도서리뷰] 오베라는 남자 - 프레드릭 배크만

오베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츤데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랑하는 아내가 죽은 이후 아내를 따라가기 위해 매일 자살을 시도하는 오베. 그러나 어느날 이웃집에 왁자지껄한 시끄러운 4인가족 (곧 5인가족) 이사오고, 가랑비에 옷 젖듯이 그 가족들에게 점차 스며들면서 오베의 자살계획들은 줄곧 방해를 받는다. 에피소드별로 과거의 오베와 현재의 오베가 교차되는 구성인데 할아버지가 된 현재의 오베를 보면 꼰대같고 ‘왜저러는거야’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어린 오베, 젊은 오베의 이야기에는 마음이 아프다. 우직하다는게 이런걸까. 또 하나, 오베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고양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다소 상상속 고양이의 행동들을 보이고 있지만. (오베의 고양이는 전세계 상위 1%의 고양이일거라 ..

2022.01.28

[도서리뷰]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 (진화심리학이 퍼뜨리는 젠더 불평등) - 마리루티

“이런 일은 여자가 더 잘할 수 있어.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더 섬세하고 꼼꼼하지.” “네가 이해해. 남자들은 원래 그렇잖아” “남자들은 원래 정리정돈 못해.” “여자애가 좀 깔끔떨지 못하겠니?” “여자들은 원래 그러잖아~” “남자는 능력이고 여자는 미모지.” 남자는 어떻고, 여자는 어떻다는 이분법적인 논리를 말 하지 않은 사람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남녀의 성질을 분리해서 받아드렸고 그런 차이는 곧, 남녀 모두에게 불평등이 ‘당연’하게끔 만들었다. “과학적으로 그렇대” 이 모든 것이 ‘과학’이라는 미명 하에 정당성을 얻었고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입막음 논리로 사용되었다. 저자 마리루티는 진화심리학자들의 주장을 맹렬하게 비판한다. 요즘말로 팩폭을 날리며 진화심리학자들..

2022.01.16

[도서리뷰] 한 말씀만 하소서 - 박완서

한순간에, 너무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들을 잃은 어미의 절절한 내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일기이다. 극한 상황에서 통곡대신 쓴 것이라 작가는 밝히고 있다. 너무나 솔직한 감정들, 나의 불행으로 인해 세상과 신을 저주하는 그 날것의 감정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런 작가의 감정들을 활자로 느끼면서 ‘사람이 어떻게 이런생각을?’ 이라기보다는 ‘사람은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사람이기에 들 수 있는 감정과 생각들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아보지도 않았고, 내 자식처럼 생각하는 아이도 없는 터라 참척의 고통을 감히 헤아릴 수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 속에 느꼈던 감정들 만큼은 공감할 수 있었다. 자식을 잃은 슬픔과 이 이후를 살아가야 하는 부모의 심정을 가시박힌 손가락으로 비유했는데, 정말 그런..

2022.01.08

[도서리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레프 똘스또이

거장 똘스또이의 단편을 모은 책이다. 독자들에게 교훈을 주는 우화 형식의 단편들이 많이 실렸다. 너무나 당연한 진리를 잊고 살았던 내게,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우침을 주는 책이라고 한줄 평을 해본다. 종교적 색채가 묻어있지만,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하나의 단편소설이지만 이 제목으로 엮은 여러 단편들이 결국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의 고찰로 귀결되고 있는 듯 하다.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 가족과 이웃,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기꺼이 내것을 나눠주며 함께 살아가는 마음이야 말로 사람이 사는 이유일 것이다. 고전은 역시 고전인 것이, 고전이 주는 교훈과 삶의 메시지는 어떤 시대에서든 거의 절대적으로 통하는 것 같다. 경쟁이 심해지고 각박해지는 현대 사회에..

202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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