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도서리뷰] 청소년을 위한 사회학 에세이 - 구정화

최근 읽은 책들이 사회학과 관련된 내용들인 것 같아 ‘사회학’을 더 알고 싶어졌다. 전문적인 책들로 시작하면 어려운 용어들로 제 풀에 지쳐 포기하게 될까봐 청소년 대상으로 하는 책들 중 골랐다. 학창시절 사회문화에서 배운 익숙한 용어들과 개념설명부터 시작해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심지어 2011년에 발행된 책임에도 현재까지 이슈화 되고 있는 사회 문제들에 대해 다뤄지는 것을 보면서 사회문제는 단기간에 잠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서 계속 진행되고 있는 장기적인 것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며 다시한번 사회적 이슈가 된 무상급식 논란에 대해 당시 상황을 저자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복지 제도가 너무나 미흡해서 복지병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우리나라에서 복지병을 걱..

2021.07.18

[도서리뷰]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재미있는데 너무 혼란스럽다. 그리고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은 없고 찝찝하긴 한데 여운도 남는 이상한 감정만 남았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마지막에 내가 읽은 것들이 점점 뒤집어 진다. 읽기 전에 검색으로 어떤 내용의 책인지만 알아보려고 했을 때 다들 하나 같이 ‘반전’, ‘앞의 내용이 다 뒤집어짐’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을 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다 읽은 지금 그 말에 매우 공감한다. 책 자체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담백하기도 하지만 접속사나 형용사, 부사가 거의 없는 사실적인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의 흡입려도 있지만 이 덕분에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다. 첫번째 - 는 쌍둥이 형제의 시각에서 일어난 일들을 일기형식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그 내용들이 잔혹하다. 형제의 행동에는 도덕성이..

2021.07.10

[도서리뷰] 이상한 정상 가족 (자율적 개인과 열린공동체를 그리며) - 김희경

, , 라는 책들과 시작점은 다르지만 맥을 함께하는 책이다. 우리나라 특유의 폐쇄적 가족주의, 집단주의를 비판하고 차별과 혐오가 없는 열린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의 개인이 존중되어야 하고, 개인화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는 다르다) 우리가 겪는 대다수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부분을 먼저 바꿔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하면 이 부분이 바뀌면 골머리를 앓는 굵직한 사회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나도 한때 최소의 체벌은 그래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작가의 말대로 가랑비에 옷 젖는줄 모르듯이 체벌은 학대로 커질 가능성이 크다. 아동학대를 포함한 가정폭력은 가정 내 일이라는 이유로 국가의 개입이 어려웠다. 슬프지만 많은 아이들의 희생을 토..

2021.07.04

[도서리뷰]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

나는 마술사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마술을 할 때 긴장하는 바람에 문학의 고독 속으로 숨을 수 밖에 없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소설 도입부 문장이다. 다 읽은 후에야 소설과 이 문장간의 상관관계와 그 의미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소설 표지의 이미지와 ‘햇빛이 어른거리는’이라는 표현이 담긴 제목은 늦여름 주말 오후처럼 나른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보여주지만 정작 소설은 죽음과 상실로 연결되는 단편 이야기들이 대다수다. 그러나 작가가 만들어내는 문체와 신비롭게 펼쳐지는 분위기로 인해 부정적이거나 우울한 느낌을 주진 않는다. 오히려 아련하고, 먹먹하고, 어린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지금은 없어졌다는 대만 타이베이의 ‘중화상창’이라는 큰 상가를 배경으로, 그리고 육교 위 마술사가 중심이 되어 ..

2021.07.04

[도서리뷰]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 노명우

서른이 넘어가고 서른 중반을 달리는 지금, 내 주변인은 크게 세그룹으로 나뉜다. 기혼자, 아이없는 기혼자, 미(비)혼자 보통 비혼이라기보다 결혼을 아직 하지 않은 미혼에 가깝다. 그렇다고 후다닥 결혼을 서두르고 싶지 않고, (주변에서 많은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손해일 수 있는 결혼이라면 안하는게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 결혼은 점점 내게서 멀어져 간다. 그래서 혼자 노후를 보내는 미래를 자주 생각하기 된다. 이 책은 마침 그렇게 생각이 깊어지던 때 만나게 되었다. 뭔가 1인 가구로 살아가는 법에 대해 서술한 책인 줄만 알았는데 꼭 그렇지 않았다. 개인과 사회, 집단의 각 특징과 각각의 관계 속에서 건강한 홀로서기에 대해 이야기 한다. 사회학자 겸 교수인 작가 역시 1인 가구로 살고 있어서 그런지 1인 ..

2021.07.03

[도서리뷰] 부지런한 사랑 - 이슬아

‘어린이라는 세계’ 이후에 바로 읽었던 책, ‘어린이라는 세계’는 어린이 보호자의 관점으로 쓰여진 책이라면 ‘부지런한 사랑’은 어린이들과 비슷한 입장에서 (물론 선생님의 위치지만 전자의 책보다는 조금더 가깝게) 함께 호흡한 글인 것 같다. 작가는 글방 아이들의 글을 원문 그대로 실어놓았는데 글이 너무 귀여워서 술술 읽어내려갔다. 귀여운게 끝이 아니다. 정말 잘 썼다. 내 기준으로 잘 쓴 글은 읽는이가 글쓴이의 감정과 상태를 공감하고 그 보이지 않는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글쓴이의 간접경험을 내가 경험하듯이 느껴지게끔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 쪼꼬미들의 글이 그랬다. 어찌 그렇게 본인들의 감정을 솔직담백하게 잘 표현했는지 대단했다. 아이들이 쓴 글의 주제인 ‘ooo(본인) 사용 설명서’는 현재의 ‘내’가 ..

2021.06.28

[도서리뷰/김영하 북클럽 2월] 어린이라는 세계 - 김소영

나는 과거에 어린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정말 부끄럽지만 어린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를 어떻게 보면 자랑스럽게 여겼던 듯 했던 것 같다. 오히려 어린이들을 좋아한다는 친구들을 보며 “왜?” 라는 생각을 했다. 기차에서 아이를 달래는 부모에게 나가서 달래주시라고 차갑게 얘기했던 적도 있었다. 세월이 흐르고 내 주변에 하나둘씩 어린이가 생기면서, 어린이들이 성장하는 과정들을 눈으로 보고, 부모가 된 지인들을 이해하면서 과거의 나를 부끄러워하게 되었다. 나도 그랬듯 어느 순간부터 ‘혐오’가 만연한 사회가 된 것 같다. 그 혐오의 대상은 다양하다. 어린이, 외국인, 여성, 노인 등.. 그리고 그 대상은 보통... ‘약자’ 였다. 그러나 그 약자는 상대적인 것으로 지금은 아닐지..

2021.06.22

[도서리뷰] 소비의 역사 - 설혜심

아무래도 ‘소비’라는 학문적 영역을 과거사에서부터 짚어보는 방식이기 때문에 논문느낌이 나지만 술술 읽힌다. 4차산업 등으로 기계화, 자동화 되는 세상에서 소비만큼은 인간 고유영역이라는 저자의 말이 인상깊었다. 맞는말인 것 같기 때문이다. 부유한 사람들 또는 지배계층이 ‘소비’행위로써 피지배계층들과의 차별화를 느끼고자 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이야 말로 평등보다는 더욱 더 철저한 차별을 원한다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 차별을 받아온 흑인들이 본인들의 구매력이 엄청난 무기임을 알았다는 대목에서는 소비가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말인 ‘금융치료’, ‘돈쭐’ 역시 과거에도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존재했었다는 것, 역시 역사는 반..

2021.06.19

[도서리뷰]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 이슬아

예전에 비건을 지향하는 친한 언니의 소개로 알게된 작가, 이슬아 일간 이슬아를 연재하여 메일링 서비스의 선구자가 되었고 현재는 다양한 글쓰기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나는 구독자는 아니지만 일년간의 이야기들이 묶음으로 나온 책을 읽고 그녀의 매력에 퐁당 빠졌다. 나와는 너무 다른 사람의 유형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용기없는 내가 지향하고자 하는 바를 모두 실천하고 있는 모습들이 내게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무튼, 글쓰기가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에 대한 강연을 듣고 다시한번 그녀의 작품들을 읽어보기로 했다. 최근 독서에 힘을 기울이고, 기록을 하던 터라 그녀의 서평집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를 읽게 되었다. 서평의 서평의 서평이랄까. 독서감상문 수준의 나에게 서평이란 이런 것이고, 다양한 얼..

2021.06.13

[도서리뷰] 우연한 소비는 없다 - 김현호

최근에 소설류만 많이 읽는 것 같아 환기 겸 에세이나 비문학쪽에서 읽을만한 책을 찾게 되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소비는 없다, 당신은 무조건 사게 되어 있다' 고 하는 책 소개에 끌려 보게된 책- 결론만 말하면 내가 원하던 방향의 내용들은 아니었다. 내가 원했던(상상했던) 내용은 만일 회사에서 A라는 상품을 팔고자 한다면 A라는 상품을 어떻게 타겟팅해서 고객들에게 노출 시키는지, 온라인 상품이라면 배너를 어떻게 기획하고 노출 시키고, 어떤 문구를 활용해서 잠재 고객들의 클릭을 유도하게 하는지, 다시 말해 MD들은 '어떤방법'으로 고객이 물건을 구매하도록 유혹하는지였다. 정말 책의 부제 그대로 '무조건 사게 만드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런 내용은 아니었다. MD라는 직업이 하는 일에 대..

2021.06.06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