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비건을 지향하는 친한 언니의 소개로 알게된 작가, 이슬아
일간 이슬아를 연재하여 메일링 서비스의 선구자가 되었고 현재는 다양한 글쓰기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나는 구독자는 아니지만 일년간의 이야기들이 묶음으로 나온 책을 읽고 그녀의 매력에 퐁당 빠졌다.
나와는 너무 다른 사람의 유형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용기없는 내가 지향하고자 하는 바를 모두 실천하고 있는 모습들이 내게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무튼, 글쓰기가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에 대한 강연을 듣고 다시한번 그녀의 작품들을 읽어보기로 했다. 최근 독서에 힘을 기울이고, 기록을 하던 터라 그녀의 서평집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를 읽게 되었다. 서평의 서평의 서평이랄까.
독서감상문 수준의 나에게 서평이란 이런 것이고, 다양한 얼굴을 한 서평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편지의 얼굴을 한 서평, 관찰자의 얼굴을 한 서평, 대화로 보여지는 서평.. 가장 신선했던 형태는 트레이너와 회원의 대화 형식으로 보여준 '바람난 유전자'의 서평이었다.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에서 지금의 힘듦은 결국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라는 작가의 메시지는 나에게도 용기를 주었다.
평소와 똑같이 흘려보낸 오늘 하루도 결국 다시 돌아오지 않을 날들이고, 똑같이 반복되지 않으므로 결국 유일무이하다는 것, 무심코 지나친 나날들을 되돌아 보게 했다. 유일무이하다는게 결코 특별한 것은 아님을 깨닫게 해주었다.
전태일 평전의 서평을 읽으면서 신경숙의 '외딴방'에서 만났던 여공들이 생각났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노동자에 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생각이 깊어진다. 나도, 부모님도, 주변 지인들도 결국 모두가 노동자이기 때문일까. 여전히 바뀌어야 할 것은 많지만, 그래도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근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건 결국 전태일과 당시 노동자들의 희생과 노력의 결과물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잊을만하면 여전히 참혹하고 고된 근로현장에서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어제도, 엊그제도,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일어났던 일이다. 바뀌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변화해가는 과도기 속에 일어나는 불가피한 일들인 것일까? 80년대 노동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후대인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세대에는 이런 슬픔을 느끼지 않도록. 작가는 이를 '연대' 라고 표현한다.
지금 막 올해의 버킷리스트를 정했다. 본 책에 소개된 책들을 다 읽어보는 것. 물론 올해에 끝내기 힘들 거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차근 차근 해나가보자고 나 자신과 약속한다. 이미 읽어야지 찜한 책들도 많은데, 점점 읽을 책이 더 많아진다. 숙제처럼 느껴지지 않아야 하는데, 조바심이 나면 안되는데 하는 마음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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