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 주연의 kbs 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 의 원작 소설.
정신지체가 있는 주인공은 주변사람들과 잘 지내며 나름대로의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임상실험 대상자로 뇌 발달 수술을 받은 이후
지능이 점차 높아지면서 과거 본인이 생각했던 것과는
매우 다른 현실을 깨닫게 되면서 고통과 외로움에 몸서리치며 분노에 휩싸인 인간의 모습까지도 보이게 된다.
이후 뇌수술의 후유증으로 수술 이전만큼 지능이 퇴행하게 된다.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sf 소설이다. 소설은 주인공의 일기형식을 빌려 내용이 전개된다.
주인공이 낮은 지능을 가진 상태이다 보니 문장과 어휘도 단순하고, 맞춤법도 많이 틀리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지능이 높아지면서 고급 어휘와 올바른 문장을 구사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달라진 주인공의 모습을 독자가 쉽게 느낄 수 있다.
주인공은 냉정하고 차가운 현실을 깨닫게 되는 충격적인 현실을 마주함에도 덤덤하게 써내려간다.
지능의 퇴행이 시작될 때 다시 등장하는 틀린 맞춤법을 마주하게 되니 내 마음이 쿵 내려 앉았다.
수술 전후로 쓰인 일기(경과보고서)의 온도차가 크기 때문에 주인공의 모습을 상상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능이 낮을 땐 밝고 따스한 어린 아이같은 모습을,
천재가 되었을 땐 차가운 냉혈한 같은 모습을 상상했다.
책 부제 그대로 주인공과 운명을 같이한 실험 쥐, 앨저넌
앨저넌의 모습은 앞으로 마주치게 될 주인공의 모습과 흡사하며,
주인공의 모습을 투영한 또다른 주인공이다.
바보가 되었든, 천재가 되었든 주인공 그 자체를 온전히 이해해주는 단 하나의 생명체가 아닐까.
지능과 교육도 인간에 대한 애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소설 속 이야기처럼 인간의 존엄성,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간의 흐름순으로 진행되는 내용이라 소설과 호흡을 함께하며 읽어야 했는데
중간에 읽지 못한 시간이 길어져 그렇게 하지 못했다.
다음에는 끊김없이 소설과 호흡을 함께하며 다시 읽어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뒷마당에 있는 앨저넌 무덤에 꽃을 놓아달라는 찰리를 보며 마음이 많이 아렸다.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서리뷰]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 이슬아 (0) | 2021.06.13 |
---|---|
[도서리뷰] 우연한 소비는 없다 - 김현호 (0) | 2021.06.06 |
[도서리뷰] 천개의 파랑 - 천선란 (0) | 2021.05.30 |
[도서리뷰]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그대에게 - 이찬숙, 송지혜 (0) | 2021.05.28 |
[도서리뷰] 나의 아름다운 정원 - 심윤경 (0) | 2021.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