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70년대 후반~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성장소설을 연달아 읽게 되었다.
<스포가 있을 수 있음>
읽으면서 느낀 ‘나의 아름다운 정원’과 ‘외딴방’의 공통점은
1. 어린 시절에 만나는 선생님의 중요성
2. 70-80년대는 시대적, 정치적 상황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
가장 큰 차이점은 화자가 아닐까 싶다.
1. ‘외딴방’은 청소년이자 여성노동자라는 ‘나’ 의 눈으로 바라본 사회에서 70-80년대의 노동자들의 모습을 묘사했다면,
2.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10살 남자아이의 시선에서
군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당시 젊은이들의 시대적 고뇌를 녹여내었다.
70년 후반, 80년이라는 배경과 박 선생님의 고향이 광주라는 것이 초반에 나올 때 설마 했는데 역시나였다.
박영은 선생님은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 뒤에 숨어 용기 없음을 자책하는 소시민을 대표하는 인물이었을까?
선생님이 느끼는 부끄러움을 나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러나 박 선생님이 일기장에 쓰며 되뇌인 것 처럼 ‘그 날’ 광주의 ‘거리에’ 용감하게 나섰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소설은 동구라는 10살 아이의 시선으로 쓴 소설로 작가의 필력이 굉장하다.
지금도 감명깊게 생각나는 부분은 할머니가 잠시 집을 비웠을때 엄마가 영주의 생일떡을 재빠르게 만들어 이웃들에게 돌린 장면을 묘사한 부분인데,
뜨끈뜨끈한 떡이 내 눈앞에 있고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이 빠른 장면이 내 눈앞에 생생했다.
중간중간 재미있는 문장과 표현을 만날때마다 실소를 하기도 했다.
반면 가부장적 시대 속 가정폭력쯤은 아무것도 아니고, 뭐든 다 참아 내는 엄마들이 있던 시대여서 초반엔 좀 스트레스 받기도 했는데 그 부분만 지나고 나니 술술 읽혔다.
박영은 선생님이 고뇌에서 빠져나와 용기있는 행동을 하는 지식인이 되었기를,
속 깊고 착하디 착한 동구가 이제는 가족들과 진심으로 행복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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