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개미>를 읽고 베르나르를 알게 되었고 <파피용>인지, <나무>인지 기억이 안나는데 2011년도에 어떤 책을 읽다가 사정상 끝까지 읽지 못했었다. 그리고 이북리더기를 사면서 <타나토노트>로 다시 베르나르의 책을 접하게 되었고, 이번에 예스24 북클럽에 <죽음> 이라는 책이 있길래 다시금 읽게 되었다. (*감상평이기 때문에 스포가 있을 수 있음)
<타나토노트>에서도 영계, 베르나르만의 독특한 사후세계를 접하게 되었는데 본 책에서도 연결된다.
<죽음>의 1권에서는 산 자와 죽은 자의 과거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주인공을 살해한 살인범을 찾는 수사 과정에 초점을 둔다.
베르나르는 줄곧 죽음이라는 것이 부정적인 것만이 아님을 보여주는데 1권에서는 주요 주인공들의 관계와 과거 이야기, 죽음, 영혼이 되어서의 장점, 영혼의 자유로움에 대해 서술한다. 마치 죽음으로써 새 생명을 얻고 새 인생을 살아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2권에서는 영혼상태인 주인공이 영매인 뤼시의 몸을 빌려 다시 물질적인 존재(살아있는 사람)가 되는데 이에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함을 보여준다. 또한 베르나르의 상상력은 최절정을 찍는다. 생각치도 못한 인물들이 나오기도 하며, 그 인물들은 세계적으로 유명인, 유명작가들, 그 작가들의 캐릭터들이다. (ex. 코난도일의 셜록홈즈) 각기 다른 작품에서 유명세를 떨친 주인공들과 개개인의 작가들이 마치 영화 어벤져스처럼 한 곳에 모여 있는 재미있는 장면이 묘사되기도 한다.
죽음에 대한 신선한 시각과 베르나르의 상상력으로 책 내용은 흥미롭지만 조금은 내용이 산으로 간다는 생각을 했다. 죽음, 물질적 존재와 비물질적 존재의 소통, 살인범을 찾아나서는 수사과정, 사후세계에 관한 내용에서 갑자기 뜬금포로 지구, 환경, 인간의 생명연장으로 인한 환경파괴 등...갑자기 철학적인 방향으로 내용들이 삼천포로 빠진다. 갑자기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주인공 웰즈와 수사를 하다가 갑자기 환생하러 가는 것도 그렇고 뤼시의 연인인 사미는 왜 나오게 됐는지 의문이며 (처음엔 뭔가 큰 비밀이 있을 것 같았으나 뭐가 없는 전형적인 용두사미), 뤼시의 지인인 돌로레스는 갑자기 나왔다가 사라지고...;; 1권은 흥미진진하게 봤으나 2권부터는 읭? 하는 부분도 많이 나왔다.
그런데 책을 덮고 내용을 정리하다 소설 속 뤼시의 마지막 대사를 다시 보니, 작가가 이미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독자를 예상했던 것 같다.
“상위 아스트랄계에 다녀오더니 철학자가 다 됐군요? 그렇다면 우린 망했어요! 앞으로 쓸 소설들에 그런 허황된 생각들을 집어넣지는 않길 바라요!”
감히 궁예해보면 작가는 몇십년간 사후세계, 죽음에 대해 연구하고, 글을 쓰고, 상상했을 텐데 그 과정에서 오히려 살아있음, 사는 것, 삶에 대해 뭔가 더 생각이 단단해 진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웰즈라는 주인공에 본인을 투영하여 본인이 받았던 비판들을 수용하고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자전적 성격도 띄었다. 무튼, 베르나르의 사후세계관이 실재하여 나중에 그렇게 먼저 떠난 사랑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길 바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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