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5

[도서리뷰] 나목 -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산이 정말 거기있었을까’를 읽은 사람이라면 알듯이 박완서 선생님은 미군부대 px초상화부에서 미군들에게 초상화를 그리도록 하는 일을 하셨는데 그 때 ‘나목’이라는 작품으로 박수근 작가와 만난 인연이 있었다. 나목은 그때 만난 박수근 작가를 모티브로 쓴 장편소설이다. 박완서 선생님의 글들을 가만히 읽다 보면 겹치는 에피소드들이 굉장히 많은데, 같은 소재들임에도 불구하고 각각 다채로운 이야기로 변모한다. 옥희도와 ‘나’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나’와 엄마와의 갈등관계도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나’의 엄마는 전쟁 속에서 무자비한 학살과 그로 인해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상실감, 그 상실감으로 인해 살아가는 삶의 이유를 잃어..

2021.12.19

[도서리뷰]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박완서

박완서 선생님의 글은 소설만큼 산문도 너무 너무 좋다. 완벽한 시대상 반영, 내 마음을 뚫어보기라도 한 것 같은 심리묘사는 단연 최고인 것 같다. 이 책은 선생님이 쓴 산문 일부를 엮은 책이다. 선생님의 중년시절부터 노년시절의 이야기까지 다수 수록되어 있고, 느낌 상 노년기에 쓰신 산문의 비중이 높은 듯 했다.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성찰, 앞으로 남은 생에 대한 계획, 삶을 정리하는 단계가 고스란히 녹아져 있다. 아름다운(?) 노년을 위해 과거의 삶을 복기하는 과정도 무척 중요한 것 같다. 이 책 읽을 때 함께 들었던 노래 중에 분위기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노래가 있다. Rhys Lewis - Things You Can’t Change http://naver.me/FvKCFu48 Thi..

2021.12.16

[도서리뷰] 기억나지 않음, 형사 - 찬호께이

확실히 찬호께이 소설은 13.67과 망내인이 단연 최고인 것 같다. 두 권을 읽고 이 소설을 읽으니 약간 싱거운 맛이 없지않아 있다. 조금 아쉽. 기억상실로 ‘나’를 잃어버린 형사가 사건을 추리하는 내용인데, 반전도 있다. 나는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긴 해서 헉 하긴 했는데 뒤로 갈수록 뭔가… 짜치는 느낌.. 그래도 술술 읽히는 필력은 여전하다. 또 그가 묘사한 홍콩도, 우리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흉기를 든 범죄자가 있다면 경찰은 위험을 무릅쓰고 시민을 보호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경찰마저 숨어버린다면 누가 나서서 싸우고 악의 세력을 무찌른단 말인가?’ ‘경찰에게 가장 중요한 건 말야, 당연히 자기 목숨을 부지하는 일이지’ 라고 하는 대목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시민들을 위해 과감하게 나..

2021.12.16

[도서리뷰] 나의 아름다운 이웃 - 박완서

박완서 선생님의 짧은단편들을 모은 책이다. 선생님은 이를 콩트라고 표현했는데, 나에게 콩트는 코미디 프로그램의 코너가 생각날 뿐이어서 감이 잘 오지 않았다. 첫번째 콩트를 읽고 이게 끝인가? 하고 얼마나 뒤적였는지 모른다. 실제로는 단편소설이라고 하기 애매할 만큼 더 짤막한 글감들로 이루어져 있다. 신문 한켠에 실리는 분량정도? 이야깃거리가 많은 단편들은 1,2,3 으로 시리즈를 나누기도 했다. 짤막한 글인만큼 주인공들의 많은 이야기나 서사가 담겨있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박완서 선생님이 글을 마무리 지으면, 독자가 그 이후를 생각하고 상상하면서 각자의 장편 소설로까지 끌어나갈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제목처럼, 단편 속 이야기들은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다. 또 하나는 그 시대 상황은 지금과 크게 달..

2021.12.16

[도서리뷰]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재미있는데 너무 혼란스럽다. 그리고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은 없고 찝찝하긴 한데 여운도 남는 이상한 감정만 남았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마지막에 내가 읽은 것들이 점점 뒤집어 진다. 읽기 전에 검색으로 어떤 내용의 책인지만 알아보려고 했을 때 다들 하나 같이 ‘반전’, ‘앞의 내용이 다 뒤집어짐’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을 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다 읽은 지금 그 말에 매우 공감한다. 책 자체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담백하기도 하지만 접속사나 형용사, 부사가 거의 없는 사실적인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의 흡입려도 있지만 이 덕분에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다. 첫번째 - 는 쌍둥이 형제의 시각에서 일어난 일들을 일기형식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그 내용들이 잔혹하다. 형제의 행동에는 도덕성이..

2021.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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