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북클럽 6월 선정도서를 이제야 완독했다.
약 500페이지의 꽤 두꺼운 분량이어서 주말에 주로 읽고 평일에는 자기전에 10분-20분씩 할애해서 다 읽었다.
‘철학’하면 고지식하고 따분한 교양의 하나라고 생각었다. 그러다가 20대가 지나고 30대가 되고, 사회생활의 짬도 생기고 인간관계와 주변환경에도 변화가 생기며 마음가짐에 대한 좋은 말들을 마음속에 새기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일명 마인드 컨트롤...
그러다가 자연스레 철학에 관심도 생기고 관련된 책을 읽어보고 싶던 차에 좋은 기회가 되었다.
제목의 익스프레스처럼 기차를 타고 과거 철학자들이 살았던 곳, 즐겨 찾았던 장소를 작가가 직접 찾아가고, 그들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철학 에세이다.
그리고 철학자들과의 만남과 우리에게 들려주고픈 작가의 메시지는 우리 인생의 순서와 동일하게 새벽- 정오 - 황혼으로 구성했다.
그리고 그 시기에 맞는 삶에 대한 메시지와 조언을 담아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소크라테스와 스토아학파의 메시지가 좋았다.
소크라테스처럼 '궁금해하는 법'에서는 질문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앞서 읽었던 책의 이슬아 작가가 떠오르며 다시한번 ‘좋은질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좋은 질문은 더 많은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과연, 제니퍼가 던진 하나의 질문이 내 머릿속에 수십 개의 질문을 일으켰다.
이제는 더 이상 제니퍼와의 대화가 아니라 나 자신과의 대화였다.
바로 이것이 소크라테스가 일으키고자 했던 것이었다.
관점의 근본적 변화가 나타나리라는 희망에서,
내가 아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묻는 인정사정없는 자기심문. p.72
질문을 하는 사람이건, 질문을 받는 사람이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하게 될텐데 그 과정에서 본인 스스로와의 대화를 시도하게 된다.
소크라테스를 몰라도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명언은 다들 알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
이 문장은 사람들 사이에서 ‘니 주제나 파악하라’는 농담어린 말로 많이 쓰이곤 한다. 물론 나도 그랬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의 이 말은 진짜 말 그대로 ‘너 자신’에 대해 알라는 의미였던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한마디로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 무엇을 할 때 즐거움을 느끼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등등 정말 ‘나’ 스스로에 대한 것을 탐구하는 것.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나를 알아가는 것의 자세를 소크라테스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흔들리는 마음을 다독여준 또 하나의 메시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내 노력이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의연하게 대처하고 받아드림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 스토아학파.
실패를 두려워하고 일어나지도 않은 걱정을 사서 하는 내게 앞으로 큰 힘이 되어줄 것 같다.
사람이 한순간에 바뀌지 않듯, 쉽지 않겠지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상황에 대해서 절망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드릴 줄 아는 자세 갖기.
삶의 많은 것들이 우리의 통제 바깥에 있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지배할 수 있다.
바로 우리의 생각과 충동, 욕망, 혐오감, 즉 우리의 정신적, 감정적 삶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헤라클레스의 기운과 슈퍼히어로의 파워가 있지만 그것은 우리 내면 세계만을 제어할 수 있다.
내면세계를 지배하라.
그러면 ‘천하무적’이 될 것이라고, 스토어 철학은 말한다. p.408
“해야 할 일을 하라.
그리고 일어날 일이 일어나게 두라.”
우리는 외부의 목표를 내면의 목표로 바꿈으로써 실망의 공격에 대비해 예방접종을 놓을 수 있다.
테니스 경기에서 이기려 하지 말 것.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경기를 펼칠 것. 자기 소설이 출간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대신 자신이 쓸 수 있는 가장 훌륭하고 진실한 소설을 쓸 것.
그 이상도 이하도 바라지 말것. p.408
철학은 사람이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 도와주는 안내서 같은 존재다.
철학이 그러한 삶을 위한 나침반이라면 철학이 이끌어주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 즉 실천은 개인의 몫이다.
내 마음의 뿌리를 흔드는 외풍으로 인해 자신의 자아를 찾지 못해 헤매는거나 흔들리는 사람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일본을 싫어하는데…후반부에 나오는 일본 철학자의 내용은 없었으면 더 최고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내 통제하에 할 수 없는 것이므로 받아드리기! ㅎㅎ
김영하 북클럽 6월의 책 인스타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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