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6

[도서리뷰] 서 있는 여자 - 박완서

‘서 있는 여자’에서의 연지는 그 시대에서도 부부사이의 평등함, 일하는 여성, 주체적인 여성의 삶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신여성적인 인물이고 반면 연지의 어머니는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가정을 우선시하는, 본인 석자의 이름으로 사는게 아니라 ‘하석태교수(남편)의 아내로 사는 것에 자부심과 우월함을 느끼는 전형적인 과거 여성의 모습으로 대비된다. 그리고 소설은 두 여성의 상황을 대조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는데 남성, 여성의 평등함을 외쳤던 연지는 결혼과 동시에 ‘여자는 자고로 ~해야해’ 라는 미풍양속에 부딪히며 가부장 사회속의 여성의 역할을 원하는 이들과의 갈등을 빚고, 본인 역시 내적갈등을 겪는다. 반대로 어머니는 남편과의 이혼을 앞두고 이혼하고 남들 못지 않게 사는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이혼한 여성의 삶을 ..

2022.04.17

[도서리뷰] 한 말씀만 하소서 - 박완서

한순간에, 너무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들을 잃은 어미의 절절한 내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일기이다. 극한 상황에서 통곡대신 쓴 것이라 작가는 밝히고 있다. 너무나 솔직한 감정들, 나의 불행으로 인해 세상과 신을 저주하는 그 날것의 감정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런 작가의 감정들을 활자로 느끼면서 ‘사람이 어떻게 이런생각을?’ 이라기보다는 ‘사람은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사람이기에 들 수 있는 감정과 생각들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아보지도 않았고, 내 자식처럼 생각하는 아이도 없는 터라 참척의 고통을 감히 헤아릴 수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 속에 느꼈던 감정들 만큼은 공감할 수 있었다. 자식을 잃은 슬픔과 이 이후를 살아가야 하는 부모의 심정을 가시박힌 손가락으로 비유했는데, 정말 그런..

2022.01.08

[도서리뷰] 나목 -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산이 정말 거기있었을까’를 읽은 사람이라면 알듯이 박완서 선생님은 미군부대 px초상화부에서 미군들에게 초상화를 그리도록 하는 일을 하셨는데 그 때 ‘나목’이라는 작품으로 박수근 작가와 만난 인연이 있었다. 나목은 그때 만난 박수근 작가를 모티브로 쓴 장편소설이다. 박완서 선생님의 글들을 가만히 읽다 보면 겹치는 에피소드들이 굉장히 많은데, 같은 소재들임에도 불구하고 각각 다채로운 이야기로 변모한다. 옥희도와 ‘나’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나’와 엄마와의 갈등관계도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나’의 엄마는 전쟁 속에서 무자비한 학살과 그로 인해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상실감, 그 상실감으로 인해 살아가는 삶의 이유를 잃어..

2021.12.19

[도서리뷰]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박완서

박완서 선생님의 글은 소설만큼 산문도 너무 너무 좋다. 완벽한 시대상 반영, 내 마음을 뚫어보기라도 한 것 같은 심리묘사는 단연 최고인 것 같다. 이 책은 선생님이 쓴 산문 일부를 엮은 책이다. 선생님의 중년시절부터 노년시절의 이야기까지 다수 수록되어 있고, 느낌 상 노년기에 쓰신 산문의 비중이 높은 듯 했다.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성찰, 앞으로 남은 생에 대한 계획, 삶을 정리하는 단계가 고스란히 녹아져 있다. 아름다운(?) 노년을 위해 과거의 삶을 복기하는 과정도 무척 중요한 것 같다. 이 책 읽을 때 함께 들었던 노래 중에 분위기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노래가 있다. Rhys Lewis - Things You Can’t Change http://naver.me/FvKCFu48 Thi..

2021.12.16

[도서리뷰] 나의 아름다운 이웃 - 박완서

박완서 선생님의 짧은단편들을 모은 책이다. 선생님은 이를 콩트라고 표현했는데, 나에게 콩트는 코미디 프로그램의 코너가 생각날 뿐이어서 감이 잘 오지 않았다. 첫번째 콩트를 읽고 이게 끝인가? 하고 얼마나 뒤적였는지 모른다. 실제로는 단편소설이라고 하기 애매할 만큼 더 짤막한 글감들로 이루어져 있다. 신문 한켠에 실리는 분량정도? 이야깃거리가 많은 단편들은 1,2,3 으로 시리즈를 나누기도 했다. 짤막한 글인만큼 주인공들의 많은 이야기나 서사가 담겨있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박완서 선생님이 글을 마무리 지으면, 독자가 그 이후를 생각하고 상상하면서 각자의 장편 소설로까지 끌어나갈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제목처럼, 단편 속 이야기들은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다. 또 하나는 그 시대 상황은 지금과 크게 달..

2021.12.16

[도서리뷰]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박완서

중학생 때 였던 것 같다. 책을 읽자던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싱아를 읽긴 읽은것 같은 흐릿한 기억이 있다. 십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으면서 든 생각은 어릴 때의 나는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나? 뭘 알고는 읽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완서 선생님의 어린 시절부터 1.4후퇴까지의 이야기는 싱아에 담겨 있고 1.4후퇴 이후 결혼까지의 이야기가 그 산에 있다. 그리고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결혼 이후부터 작가가 되기 까지의 삶은 마지막 3부작인 그 남자네 집에 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의 박완서를 담은 싱아에서 ‘나’는 엄마나 오빠, 친척들의 울타리 속에서 보호자가 있는 보호받는 사람이었지만 성년이 된 그산에서의 ‘나’는 이제 ‘나’가 올케와 함께 가장이 되어 보호해야 할 ..

202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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