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3

[도서리뷰] 밝은 밤 - 최은영

김영하 북클럽 8월 책인 ‘영혼의 집’ 라이브 방송에서 김영하 작가가 독자들에게 묻는다. 여러분은 여러분들의 가족사를 의식적으로 파고 들어가본 적이 있느냐고, 할머니는 어떤 분이셨는지, 할머니의 할머니는 어땠는지 작심하고 파 본적이 있느냐고. ‘밝은 밤’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영혼의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와 ‘나’가 약 이십여년만에 희령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우연히 만나고 증조할머니부터, 할머니, 엄마, 그리고 독자에게는 ‘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밝은 밤’은 여성을 주축으로 하여 등장인물들은 각자 살아온 시대의 여성들을 상징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은 여성을 상징하는 증조할머니 삼천이와 새비 한국전쟁 이후 교육보다는 돈을 벌고 가정을 꾸렸던 대부분의 여성을 상징하는 할머니 영옥과..

2021.09.21

[도서리뷰] 천개의 파랑 - 천선란

다 읽어야야 제목의 뜻을 알 수 있는 소설, sf소설이지만 현실감있고 멀지 않은 미래를 다루고 있다. 발전하는 현대사회에서 로봇은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다. 로봇이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되어 우리의 일상 속을 파고 들어와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을 대체하는, 지금보다 조금 더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로봇이라 하면 감정적 교류와 소통은 없고 명령만을 따르며, 모든 것을 완벽한 계산 하에 행동하는 차가운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인간의 실수로 다른 로봇들과는 조금 다르게 설계된 로봇 ‘콜리’로 인해 소설 속 주인공들은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며 주요 인물인 세 모녀 사이에 있었던 투명한 벽이 점차 허물이지며 다시금 소통이 시작된다. 소설 속에서 ‘실수와 기회는 같은 말’ 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콜..

2021.05.30

[도서리뷰] 나의 아름다운 정원 - 심윤경

어쩌다보니 70년대 후반~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성장소설을 연달아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느낀 ‘나의 아름다운 정원’과 ‘외딴방’의 공통점은 1. 어린 시절에 만나는 선생님의 중요성 2. 70-80년대는 시대적, 정치적 상황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 가장 큰 차이점은 화자가 아닐까 싶다. 1. ‘외딴방’은 청소년이자 여성노동자라는 ‘나’ 의 눈으로 바라본 사회에서 70-80년대의 노동자들의 모습을 묘사했다면, 2.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10살 남자아이의 시선에서 군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당시 젊은이들의 시대적 고뇌를 녹여내었다. 70년 후반, 80년이라는 배경과 박 선생님의 고향이 광주라는 것이 초반에 나올 때 설마 했는데 역시나였다. 박영은 선생님은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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